그림 그리기



허공에다 그림을 그리고

아무런 흔적 없이 돌아서면

내 발이 검은 물감에 빠져

나오기 힘들다.


빛을 알지 못하면

그림도 깃털만 남기고

생명이 멀리 산을 넘어 가는데

나는 돌아서고 있다.


찢고 부수는 일도 부질없다.

허공은 아직 그 자리에 있고

놀라 일어나니

누군가 내 속에서 풍경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