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변가에서



소리치고 있다

바다는 그 겨울의 바람으로

소리지르고 있었다.

부서진 찻집의 흩어진 음악만큼

바람으로 불리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했다.

아니, 물보라로 날리길 더 원했는지도 모른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겨울의 바다

오히려 나의 기억 한장을 지우고 있다

파도처럼 소리지르며 떠나고 있다.


내가 바닷물로 일렁이면

물거품이 생명으로 일어나

나를 가두어두던 나의 창살에서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르고

그 바닷가에서 나의 모든 소리는

바위처럼 딱딱하게 얼어 버렸다

옆의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그 겨울의 바람이

나의 모든 것으로부터 떼어 놓았다.

소리쳐 달리는 하얀 물살 꽃엔

갈매기도 몸을 피하고

바위조차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만

무너진 그 겨울의 기억을 아파하며

아무도 기다려 주지 않는 내 속의 시간

오히려 파도가 되어 소리치는데

바다엔 낯선 얼굴만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