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녘바다



언제나 나의 서쪽 하늘은 붉었다

안개조차 붉은 이름을 부르며

하루가 바다로 잠기어 갈 때

나의 하늘은 아름다왔다.


어디에든 바람의 흔적이 칠해져

건강한 바다가 팔뚝에 감기고

눈들을 감고 떨어지는 또 하나의

도화지에

눈부신 바다가 날린다, 날리다가

지친 그물의 책갈피에서

뽑아내는 물보라의 빛깔,

바람으로 건너와

나의 품에 그려지는 인어 이야기

안개로, 구름으로 떠올라가고

인어 비늘에 빛나는 서녘하늘


불타는 바다의 은빛 미소가

나의 한쪽을 차지하던

어느 도화지,

잊을 수 있는 건 모두 버리고

바다새가 날아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