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2



바람이 그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헤맬 때 바람은, 자신의 자리에 있지 못하는 바람은

얼마나 초라한가, 어지러운 바람이다.

차라리 꽃이 되어 있으라

길가에 피어 있는 망촛대나

장미꽃, 봉숭아꽃까지 자신의 자리에 서 있는 그들이

얼마나 의젓한가, 아름다움을 지키는

별처럼


너에게 허락된 길이 너무 멀다.

다시는 이 언덕을 흐를 수 없는 시간 속에서

흘러가 버린 그들이 되어 있지 못한 절망

희망은 아직도 상자를 나오려고 애쓰고

살아 있는 영혼 주위를 떠도는 천사들이

암담하다, 이러고도 살아야 하나.


어느 신도 구원의 손길을 주지 않는다

지친 그림자 달랠

빈 동굴 하나 없는 마을

모두들 자신의 동굴 속에서 심지를 줄이며

아내의 부드러운 젖무덤을 파는데

겨울 철새떼처럼

고단한 영혼 눕힐 곳 찾는

너가 서 있을 자리는, 그 다음


신이 있다면 이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