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1

 

「너 바다 구경가지 않을래?」

그 날 도시의 한가운데서 내가 말했다.

플라타너스의 그늘은

떨어지는 송충이보다도 더 징그럽게

하늘을 갉아먹고 있었다


내 말은 파도가 되어

너와 나 사이에 잔잔하게 출렁이고

반쯤 남은 하늘의 한쪽에서

별빛에서나 느낄 정다움이 자라는데

바다의 적막 속에서 너는

한송이 꽃으로 깨어난다


온통 외로운 바다

바다는 나를 가지고 싶어하고

나 또한 그가 되고 싶어도

꽃으로 핀 너만이

그 바다의 한 쪽일 수 있고

난 그냥 인간일 뿐

플라타너스곁에서 송충이나 죽이는......


돌아서

흘러내리는 쓸쓸함에 철저해지며

내가 될 수 없는 너의 하늘이기에

허전한 뒷모습으로

플라타너스 그늘을 벗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