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에서 나를 찾는다

 

떠남이 시작되었다

화단을 벗어나 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되었다

이제 자작나무 숲에서 나를 찾아야 한다

흰 두루마기를 걸치고

나무와 함께 서 있을

어느새 나 아닌 남이 되어 있을

자작나무가 되어 있을...


땅위에 배를 대고 꾸물거리는

애벌레가 된다

스스로의 삶에 묶여

다른 삶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탈태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


나는 다른 많은 나무와 같은 모습

어느 나무를 가리켜도 나인 것이고

그건 다시 나가 아닌 것이다


나가 존재하지 않을 때

자작나무 숲도 사라질 것이다


삶은 너의 주머니 속에도 없고

나의 입술에도 없고, 아득히

보일 듯 말 듯 멀리 있지만

항상 가까이 느끼는 허기증이 되어

스스로를 마모시킨다

물처럼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