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의 기도
하느님
당신은 늘 가난한 사람의 편이라고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언제나 가난합니다.
찬바람이 부는 밤에
당신을 향해 꿇으면
당신은 늘 함께 해주셨어요
하지만 그건
마음의 위로일 뿐
찬바람을 막기엔 부족했어요.
따뜻한 마음이 더욱 값지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아직 추운 건
따뜻한 집에 사는 사람이
부러운 때문인가요
그들에겐 천국이 없다고
위로해보지만 오히려 그들은
지금이 천국일 수 있어요
늘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며 살아야 하는데
내일은 언제나 내일일 뿐
눈앞에 다가오진 않아요.
하느님, 오늘도
연탄불을 갈며 기침을 하고
기관지가 상하는 걸 느낍니다
당신에게 한 발씩 가까이 가지만
아니 오히려 멀어지는지도 모르겠어요
하느님 아직도 당신이 누구 편에 서 계시는지를
분명히 밝힐 때가 아닙니까
이젠
당신 앞에 꿇기도 지칩니다
이 겨울은 너무 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