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의 그림

 

어느 날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돌아서면

그렇게도 홀가분하다.

그 날개를 달고

한 가지만 더 하자.

어디라고, 언제까지라고 정하지 말고

바다를 만나러 가자,

아니 산이라도 괜찮다.

만나 밤새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바라만 본다, 그러다가

나에게서도 벗어나 그 둘을 지켜보자.


자신의 삶을 버린 친구가

얼마나 자기를 지키려고 애썼는가를,

하지만 그것조차 물 위의 그림이고

그들 둘은 하나이고

거대한 공룡의 꼬리 뼛조각이었다고

서로 반갑게 부둥켜 안는다.


언젠가는 반드시 가야 할 그 곳에

서둘러 갈 이유가 없고

그렇다고 남아 있을 핑계는

더욱 없을 때

나는 나에게서 잠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