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이제는 빈손이 아름답다.

삶의 끝이 보이는 여기에서

나는 아직도 힘든 어깨로

이승의 표정을 그린다.


'나'마저 두고 떠나는 길에

어쩌면 가슴에 담고 간다고 믿어도

바람 지난 자리에는

다른 얼굴의 바람이 서 있고

기억은 한없이 동굴을 빠져나간다.


자꾸 빨라지는 시간의 가게

우리 모두

결국 한곳에서 만난다는 걸 안다면

누구의 가슴에 꽃을 던질 수 있나.

구름을 타고 하늘에 올라

그대에게 소리를 질러도

비 올 징조쯤으로 여기며 그대는

종종 걸음으로 자신의 자리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