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갈 때가 되어

 

흔들리는 바다에 섰다.

물결 깊숙이 숨어 있던 침묵들이 일어나

나의 귓가에 매달리며

겨우 달래 놓은 바다를 깨우고 있다.


멀리 돌아앉은 섬.

등대 푸른 의식이 절망으로 무너질 때

그들은 고개를 숙이고

그리고 뒤로 노을을 지운다.

외면해도 따라오는 나의 그림자.

언제나 내가 먼저라고 말하지 못하고

파도들이 순서대로 달리는 걸

따라 달리고 있다.


침묵 속에 흔들리는 바다만이

나와서 자신을 말할 수 있고

물결은 그래도 흘러갈 뿐

어디서 멈출지 알지 못한다.

흔들리는 바다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