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귀가

 

낮에 내린 눈이 남루해진 저녁

바람은 자꾸만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소주 몇 잔으로

자신을 학대한다는 생각을 애써 지우며

아직 얼지 않은 꿈 하나를 본다.


참담한 미소에 대항할 방법도 없이

이 지루한 바람과의 전쟁

겨울은 달빛조차 살 속에 시리고

노후를 걱정하는 거북이들이

남은 생명을 담보로 얻은 온기를 지킨다.


적당한 고통은 정신을 맑게 한다.

더 차가운 바람은 생각의 끈을 자른다.

평형감을 잃은 곤충들이

비틀거리며 겨울의 한쪽 벽에 기대고

눈 녹은 물들이 다시 얼어

지친 걸음 더욱 힘겹게 한다.

멀리 비치는 불빛까지 갈 수 있다면.

내 의식의 겨울은 너무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