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를 잡으러

 

어느날 친구들과 새를 잡으러 갔다.

새들은 땅바닥에 누워

열심히 숨고

우리들은 온통 풀밭을 뒤졌다.

한 친구가 달빛 가득한 산을 가리키며 뒤쳐지고

나머지 우리는 서로 새를 먼저 잡겠다고

서로간의 얼굴에 상처가 생기는 것도

애써 모른 체했다.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공기총과

총알의 수를 가늠해 보며

어떡하면 효과적으로

한 개의 총알로 5마리 6마리를

잡을 수 있을까를 계산하고

자다가도 줄 수 있는 기본 정도는

가볍게 생각한다.


내가 잡은 새들.

그것들을 2배 4배로 키워 갈 때

친구들의 얼굴은 한없이 일그러지고

새를 잡으러 갔다 돌아 올 때는

늘상 아내의 얼굴이 하늘에 그려진다.

빈 주머니 속에서 새 소리가,

청아한 새 소리가 울려 나온다.

그 새 소리는 다시 그날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우리 모두의 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