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오르며

 

억새들이 한쪽으로 누우며

소리지른다.

바람은 그냥 지나가곤

오지 않는다.


햇볕 따스한 곳

사이좋게 누운 무덤들이 다정하다.

그들이 나누는 얘기들은

지나간 시간의 아쉬움.

아무 소용없는 것들에 얽매여

허비해 버린 삶에 대한 질책조차

시간의 바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이젠 그저 한 줌 먼지로 녹아질뿐

이승의 미련은 다 날아가고

억새가 바람에 밀리며 소리지른다.

어디에 누워 뒹굴며

어떤 풀의 뿌리를 위해

내 삶의 나머지를 꽃피워야 하나

지나간 시간은 너무 빨리 가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