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파와 함께 하는 오후라면

 

1

어느 기쁜 날, 호젓한 산길을 거닐다가

만나는 음악소리가 있었다.

어쩌다가 들리는 산새소리에

더욱 다정하게 다가오는 음파


또 어느 외로운 날, 찾은 공원벤치에서

은밀하게 나를 발견하는 친구가 있었다.

맑은 하늘 푸른빛 주의를 거닐며

외로움은 외로움만으로도, 다정한 오후가 된다.


내 삶의 되돌이표를 찾을 수 없어

하염없이 걷다가 문득 들어선

한적한 변두리 찻집에서

들리고 있는 다정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지친 육신에 뜨거운 차 한잔 마주할

여유로도 오늘은 참, 고맙다.


강물은 누구의 눈물이 모여서인가

가슴 허허로운 벌판에서

물결로 밀리는 소리의 강물

나와 함께일 수 있고

나 또한 강물로 흐를 수 있음이

또한 기쁘다.


2

모든 우리의 삶은

음악으로 통한다고 어느 철학자가 말했듯이

흥겨움은

내 쓰린 고통 속에도 있고

그리움의 시를 외우며, 만나는

점등인의 오후

음파와 함께 하는 오후에

내 푸른 날개를 펴자

갓나온 나비의 연약한 날개로

조심스레 날개짓 하자.

내 숱한 시행착오의 상처를,

이루지 못한 사랑의 후회스러움을,

자신의 길만 고집하는 편협스러움을,

어루만져 주려고

오늘도 낡은 가스등에 불을 올린다.


음파와 함께 하는 오후라면

조금은 쓸쓸한들 어떠리

짧지만 고통스러웠던 기억들을, 미소로 떠올리며

소박한 미래를 구름 위에 올려 놓자.

복잡한 우리 부대낌의 어디에서든

<나>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


음파에

나의 가슴이 젖어 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