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을 보며

 

기다리지 않을 때

얻어지는 마음의 정적

노을 지난 후 어스름까지,

쓸쓸함마저 즐길 수 있다.


어항 속의 비단잉어가

들여다보는 나의 모습

남들과 닮은 인간의 한결같은

표정에서, 그들은 웃고 있다

어떤 희망으로 살고 있나

나무와 풀의 모습을 한 기다림

소리의 무의미함은

물결을 울리지도 못하고

비단잉어의 산책은 한동안 계속된다.


남들에 비치는 형상으로

자신의 자세를 확인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삶으로

지쳐 있는 이 얼굴은

나를 얼마큼 표현하고 있나

진실한 삶이란

고통 위를 흐르는 물

무표정한 것이 당연한

나를 보고 웃고 있는 그를

이번엔

내가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