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무엇을 더해도 다른 어떤 것이 될 수 없고

스스로 자신에겐 자신이 아님을 시인(是認)하며

바람의 우스운 몸짓을 깨닫지만

그냥 버리지 못할

나만의 무엇을 가지지도 못한 채

모두 꽃잎처럼 지나가고 있었다.


외부의 어떤 소리도

자신의 꽃을 피우기엔 부족하고

꽃이 꽃으로 자라기 위한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지쳐가는데

누구를 위해 피어나기보다

바람은 나를 지키려 모여들고

이제는 잊어버린 부분의 아득함

나무를 아무리 흔들어도 나무일 뿐

내가 젖을 수 없는 남들의 만남에서

아무것도 닿지 않는 아픔이

더욱 크다.


고통스러움, 나의 가슴에

모진 꿈을 심어줄 검은 구름을 따라

바람으로 불리다가 내가 된 꽃잎

소리 죽여 떨어지고 있었다

그들 사이의 깊은 어둠만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