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리꽃

 

꺽어 줄

이름을 불러주던

지친 원추리

지친 흔들림으로

어지러운 하늘이다.


지나가는 모습으로

떠나지 못하는

정원이 있는 그림에서

내 따스한 가슴을 열면

어느새

열려 있는 우리끼리의 낱말

소담스레 주우며

그리움의 하늘, 한편을

곱게 그리고 있다.


긴, 태양의 질문에

무관심의 자세로 서서

내 바라던 희망의 모자를 벗으면

이제 배워버린 기다림의 표정으로

여느 바람에도 쉽게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