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초상화



내 삶의 쓸쓸함을 모아 태우면

이런 냄새가 날까

늘 너무 빨리 가고 있다는 생각으로

돌아서 보면

지친 얼굴로 따라오는 그림자

길게 누워 바라보는 눈길이 멀다.


어둠이 익어가는 가지 끝

목숨길에 드리우던 노을 그림자

때때로 숨어 지켜보던 그 길을

이제는 걸음 걷고 있다.


잊어도 좋은

그래야만 할 기억을 하늘에 그리며

전설의 별에서 울려오는 얼굴이

아득하다.


별의 꿈이 떨어진 자리에

자라는 노을의 사랑

두 손에 하늘을 들고

그러고도 느끼는 허전함을

그려내는 노을 초상화.


침묵해야 할 때가 되어져 있는

우리의 지친 발걸음

걸어야 한다면 사랑이 깨어져도,

그래도 걸어야 한다면

저 풀과 나무들 사이의 노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