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로 그린 절망 4



자신을 잊기 위해 애쓰던

차가운 바람의 날들

말 못하고 돌아서던 순간이 있었다.

가슴속 수많은 단어들이

서로 먼저 나오려고 부딪치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초라하지 말라고

하늘의 푸른 절망이

먼저 손을 내민다.

내 가진 건 그대의 맑은 웃음.

고통스런 변명은

건너뛰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것으로 충분히 말했다.

아니 충분히 비참했다.

이제는 시간이 낯설게 느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내 절망의 끝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