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빛 고운 낙엽들이 늘어놓은

세상 푸념을 다 듣지 못했는데

발뒤꿈치 들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가슴에 찾아온 고독을

잔주름 가득한 벗을 만나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함께 나누려는데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세파에 찌든 가슴을 펴려고

여행을 막 떠나려는데

야속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가을이 가네


가을이 가네

내 인생도 떠나야만 하기에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픈데

잘 다듬은 사랑이 익어가는데

가을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