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지난 날

 

아무렇게나 벗어던졌던

지난 날들이

다가온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리움이 바닥을

드러내어

가슴에 외로움만

수북이 쌓였다


전화통을 수없이

들었다 놓았다 하며

끊어진 선을

연결하려 하였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벌써 잊혀졌을 거야

아마 기억에도 없을걸

낯선 사람이 되고 만거야

나 혼자만

그리움에 빠졌던거야


공연히

들추어서 무엇해

잊혀져가는데

하지만 가슴에 저려오는

아픔 때문에


내 입 모양은

한조각의 웃음도

만들지 못한다


그리움의 바닥을

드러내던 날은

내 발걸음도 더 무거워졌다


도시라는 어항

도시라는

어항에 익숙해진 나는


가끔씩 낭만을 찾겠다고

떠나려 하지만

곧 다시 돌아왔다


어느 사이에

길들여져 있어

오염된 곳이 아니면

곧 답답함을 더 느껴야 했다


역시 나는

도시인이야

역시 나는

현대인이야


늘 포장된 먹이를

좋아하게 된 나는


어느 날

출신성분, 학벌, 직업이

입에 떠오르는 상품이 되어

가격이 쓰여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온 세상이 텅 비어 있는 것만

같은 날이 있다


이곳 저곳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광화문 네거리 자뎅에서

커피를 마시며

거리에 오가는 사람을

바라본다


내 가족도 있고

내 친구들도 있고

내 제자들도 있는데


어떤 날은

이 세상이 텅 빈 것만 같은

그런 날이 있다


사람이 그리운데

그렇게 많은 줄 알았던

내 주변 사람들 중에

만날 사람이 하나도 없다


온 세상이 텅 비어버린 날

난 정말 고독했다

울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