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만 가득한 날

 

하루의 피로가

어깨를 누르고

발걸음조차 무거워지는

늦은 밤에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바라본

전화 부스에

남아 있는 돈을 보고

전화를 걸어본다


"걷다가 전화통에

돈이 남아 있어서

그냥 걸었어!"


보고 싶었다는 말도

못하고

고독하다는 말도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데


"사람이 왜 그렇게 싱거워

밤도 늦었는데

할일 되게 없나보네"


더 이상 말도 못하고

간단한 인사를 하고

끊어버린 전화


서울은 만원이라는

소리를 들은 지도

수십 년이 되었는데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는 사람이

때로는 너무나 없다


한 잔의 커피에

쓸쓸함만 가득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