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던 날

 

방안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데

창문은 계속 흔들리고

문마다 열리지 못해 몸부림친다


어디서

불어온 바람이기에

온 세상을

이토록 흔들어 놓고 가는가


방안에 있는

나는 왜 이리도 흔들리고 있나

마음이다

내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바람이란

불고나면 잊혀지는 것

바람이 남긴 것은

보이지 않는 허무뿐이다


바람보다야

풀잎이 좋을 듯 싶다

이름 없어도 꽃이야 피지만


바람은 불고 나면

남는 것이 무엇이던가


언젠가 마음에 되살아나겠지만

씁쓸한 미소로

사라진 뒷모습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