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늦은 밤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일은 즐거움이다.

어둠이 아무도 모르게 스며드는 것처럼

그리움이 엉겁결에 다가와서는 떠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잠들고 꽃들마저 잠들어 내일 필 이 시간에

빛나는 별처럼 너의 모습은 또렷이 나에게로 다가온다.


친구야!

우리 목숨하나 가지고 사는데

한 목숨 바램이 왜 그리도 많은 지 모르겠다.

우리의 이상, 우리의 꿈은 한 갖 노래였었나

그리도 멋진 스승도 떠나가고

밤새도록 읽어내렸던 소설책도 먼지가 쌓일 무렵

우리는 이마에 골이 패고 우리의 가슴은 좁아지기만

하는가 보다


친구야!

내일을 이야기하던 우리들의 정열도 일기속에

파묻히고 우리들 곁에 수 많았던 벗들도

가을 낙엽 사라짐처럼 떠나가버리고

너와 나 둘이 남았구나.


친구야!

이 밤 무엇을 너에게 써 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