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거리

 

친구야!

이맘 때면은

자네 생각이 나네.


가을 바람을 홀로 등진 채

이 세상 다 짊어진 듯

고독했던 자네가 아니던가.


그런데 웬일인가

이제는 자네도

세상과 맞부딪혀가며 악을 쓰고

때론 안달하며

너털웃음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일세.


우리는 한번쯤

이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척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척

나타내보이고 싶어하지.


구차한 목숨 변명하며

낭만도 정열도 없이 살아갈 때쯤이면

지금도 우리들의 거리 한 곳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사람처럼

고개를 숙이고 걷고 있는

젊은이가 부럽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