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 되어

 

친구야! 생각나지

여름 날 개울에서 벌거숭이 되어

물장구치면 개구진 웃음들

물보라 되어 흘러가던 나날들

잠자리 쫓다 해 기울던 우리들의

어린 날은 즐겁기만 했다.


소낙비 쏟아질 때,

두 손 가득 받아 세수하면 신이 났지.

노랗게 익어가는 참외 서리하다

원두막 영감님 호령에

놀란 토끼 마냥 도망치다 무릎에서 피가 나도

논길따라 걸으면,

우리는 신바람이 나

개선장군 마냥 콧노래를 불렀다.


늦은 밤 흙투성이 되어

대문 밖을 서성대며 눈치 살피다

어머니 역정에

두 손 싹싹 빌고도

다음 날 다시 흙투성이가 되어버린

우리들의 어린 날은 마냥 즐겁기만 했다.

꿈이 영글던

어린 날 나의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