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

 

여름날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 빗속을

한번쯤은 걷고 싶습니다


쏟아지는 빗속을 마냥 걸으면

온몸의 열기를 다 빼앗긴데도

마음은 편해 오기 때문입니다


서로 먼저 흘러내리려고

아우성치는 물들의 외침에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싶어하는 목소리들이

다 들어있습니다


비를 맞아

청승맞은 모습인데도

속이 시원해 살 것만 같고

기분이 좋아

자꾸만 허허로운 웃음이 나옵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노래 부르면

그럴 듯한 언어들이

실처럼 기어 나오는 듯 하고

이대로 어디론가 떠나 가고만 싶은데

한참을 걷다가

내가 서 있는 곳은

언제나 집 앞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