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내리던 밤

 

친구여!

비가 비처럼 내릴 때처럼

내 마음도

잔잔할 때가 좋습니다


폭우가 내리던 밤

온 세상이

냇물에 다 씻겨 내려가

뼈만 앙상히 남은 듯 싶습니다


세찬 바람소리에

잠 깨어 젖은 듯한

가슴을 만져봅니다


지금은 나조차

떠내려갈까 근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온 세상을

검정색으로 단 한 번에

칠한 듯한 어둠 속에

양동이로 쏟아붓듯이

비가 내립니다


살아감에 부대낄 때면

모든 것이 다 떠내려가도록

"비나 쏟아져라!"하던

마음이 들킨 것만 같습니다


한밤에 내리는

폭우 속에

내 마음조차 젖어 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