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땅 가까이

가장 낮은 목소리로

살 부비며 살고 있습니다


햇살에 발돋음하고

빗줄기에 힘이 솟지만

누구보다 기쁘게 살아갑니다


모든 것들은

서로를 잊고자 떠나지만

우리는

잊혀진 채로 살고 있기에

꽃이 피면 가끔씩

들켜 주는 재미가 있습니다


욕망도 없습니다

언제나 받아들여 주는 땅에

두 발을 뻗고

힘껏 자랄 수 있습니다


어느 곳이든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유만은 항상 가지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