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 가을

 

떠나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손 끝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고

눈빛엔 차가움이 가득합니다


언제나 함께 하여 주고

사랑하여 줄 것만 같더니

훌훌 떠나 버리는 것입니까


봄, 여름날의

그토록 달콤한 사랑도

귓가에서 가슴으로

스며들던 고백도

모두가 다 연극입니까


이 가을이 지나 겨울

다시 고독함으로

홀로 남게하는 이는

미운 사람입니다


떠나버리고 말면 나도

내 마음의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