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미시령, 비선대, 경포대, 낙산사, 오죽헌, 비룡폭포,

선교장, 용문산

길마다 깔린 당신의 얼굴들이

속초 앞바다에서는

우루루 하얀 파도로 일어서서 달려오며

날 불렀습니다

한계령 지나 돌아오는 길목

산골짜기마다에서

벌겋게 꽃으로 피어오르는

당신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국토를 돌아보며

마음 매무새를 점검하게 됩니다

당신에게 가는

이 아름다운 발걸음처럼

삶이 조심스러워지고

경건해집니다

아, 내가 국토 안에 갇히듯

우리들의 사랑에 갇히고 싶습니다

집에 돌아와 누워도

당신의 얼굴 때문에

육중한 대문 밖으로 무조건 달려 나가는

나를 붙들어 뉘입니다

그대 생각으로 밤이 까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