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소쩍새 처음 울던 날 밤엔 가슴 떨려 잠 이룰 수 없어라

 

누가 오는가

아득히 멀고 먼

사람의 마을에서

누가 고운 맨발로

언 땅을 가만가만 걸어

꽃주먹으로

언 가슴들을 두드려 깨워 녹이며

사람들의 마을을 지나 사람의 마을로

누가 오는가.


누가 오는가

험한 산 넘고

깊은 내 건너

황톳재 굽이굽이

불을 지르며

숨막히는 뜨건 숨결

컥컥 토해

피 뚝뚝 흘려

진달래 피우며

사람의 세상

이 고개만 넘자

이 고개만 넘자 하늘의 세상

어화 넘자 소쩍쩍 누가 오는가.


누가 오는가

험산 세상 거친 세월

칼질당해 속 뜨건 땅을

꽃주먹으로 쳐

땅을 흔들어 울리며 누가 오는가

와와, 캄캄한 어둠 물어뜯어

헛된 역사 무너뜨리며

어둠 속 진달래는

캄캄하게 타는데

이 산에서 소쩍

저 산에서 소쩍

이 산 저 산 소쩍쩍

문풍지 떨림으로

쩌렁쩌렁 소쩍쩍 누가 오는가

저 빈산을 울리며,

누가 저 빈산을 울리며 넘어

우리 마을 가까이 지금

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