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그대가 보고 싶을 때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저무는 강으로 갑니다.

소리없이 저물어가는

물 가까이 저물며

강물을 따라 걸으면

저물수록 그리움은 차올라

출렁거리며 강 깊은 데로 가

강 깊이 쌓이고

물은 빨리 흐릅니다.


그대여

더 저물 길이 막혀

내 가만히 숨 멈춰

두려움으로 섰을 때

문득 저물어 함께 떠나는

저기 저 물과 소리.

아, 오늘은 나도 몰래

어제보다 한발짝 먼데까지

저물어 섰는

나를 보겠네 땅을 보겠네

발밑 우리 땅을 보겠네.

알겠네 그대여

사랑은 이렇게 한발짝씩 늘려

우리 땅을 얻는 기쁨이라고

사랑은 이렇게

저렇게 저녁 노을 떠나가는

아름다운 하늘 아래

저 푸른 물결 와닿는

우리 땅을 찾아

우리 땅에 들어서는

설레이는 가슴

이렇게 한없이 떨리는 기쁨이라고.

그대여

그대 어두워 발 다치는 저문 강길로

저물어 와 우리 같이 설 때까지

나는 끝없이 피 흘리며

우리 땅을 넓히고

그대는 물 같은 고른 사랑으로 와야 하리.

그대 가만히 불러보면

이 땅 어느 끝에서나

그 보드라운 물결 같은 가슴으로

물결쳐오는

땅끝에서

다친 발 내려다보며

어둔 땅을 향해 피 흘리는

이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