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 산중일기

 

오늘은 하루 종일 산중에 봄비입니다

문 열면 그대 가듯 가만가만 가고

문 닫으면 그대 오듯 가만가만 옵니다

문 닫으면 열고 싶고

문 열면 닫고 싶고

그 두 맘이 반반입니다

한 맘이 반을 넘어

앞산 뒷산 산산이 다 초록이 되어버리고

그대가 내 맘 안팎에서 빨리

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내 맘은 지금 비 지나는

물 위 같습니다

자꾸 동그라미가 그대 얼굴로

죽고 삽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서성여도 젖지 않는

산중에 오락가락 봄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