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달빛으로 시를 썼다

밤새가 운다고

추운 물소리가

내 가슴을 파고든다고

달이 자꾸 가고 있다고

언 손을 부비며

겨울 달빛으로 시를 썼다

달빛에 목이 마르면

꽝꽝 언 마당을 밟고

텃밭에 나가

어두운 무 구덩이 속에서

무를 꺼내다가 깍아 먹었다

바람 든 무를 베어 물 때마다

이가 시리고

흰 무에 빨간 피가 묻어 났다

어둡고 캄캄한 무 구덩이 속에서는

무순이 길어나고


긴 겨울밤

휘몰아쳐 오는 외로움과 적막,

그렇게 나도 어둠을 뚫고 빛을 찾았다


시가 내 빛이었다

시가 어둠 속에서 나를 찾는 흰 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