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피를 말리며

강가에 서서 겨울을 보낸다

너를 향해

내 피가 다 마르면

나는 바로 설 수 있다

너를 향해

바로 선다는 것이 얼마나 힘드는 일인지 알고 나서부터

피가 마르는 절절함으로

나는 너를 부른다

이제 내 몸에는 피 한 방울 없고

바람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보아라

너를 향한 피 딸리는 이 그리움만이

이 겨울 강변에

나를 서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