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까맣게 탄 새 풀잎

 

봄을 느껴보고 싶고, 봄을 보고 싶습니다.

푸른 눈을 틔우는 나뭇가지 끝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고,

나물을 뜯어보고 싶고, 푹신푹신한 좁은 논두렁길을 천천히 걷고 싶고,

논둑 밭둑에 돋아나는 풀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내 뺨에 부는 감미로운 봄바람을 온 몸으로 느껴보고 싶고,

치마폭을 나부끼며 마을을 벗어난 흙 길을 해 질 때까지 걷고 싶고,

양지 바른 언덕에 앉아 해바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시냇물이 흐르는 강가에 버들강아지 부드러운 솜털을 가만히 만져보고 싶고,

마른풀을 태운 강변, 새까만 재 밑에서 돋아나는 끝이 까맣게 탄 풀잎들의

파란 몸을 보고 싶고, 얕은 강물로 나온 잔고기 떼들의 희고 반짝이는

새 몸을 보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들 중에서, 그 모든 것들 중에서,

실은

당신이

제일 많이

보고 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