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홉 살이나 열두어 살 먹은 아이들 앞에서

스물두 살 때부터 지금까지 살았다


교실 창 밖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그리고

강과 산과 나무와 작은 들이 있었다


나는

아홉 살이나 열두어 살 먹은 아이들 앞에 서서

까만 머리를 허옇게 쓸어 넘기며 잘 살았다고 말하며

웃고 싶다


내 나이 쉰다섯, 새로 2학년 일곱 명의 저 맑은 눈 빛 속에

나는 새로 섰다


창 밖에는 영락없이 또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