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너에게

 

네가 잠 못 이루고 이쪽으로 돌아누울 때

나도 네 쪽으로 돌아눕는 줄 알거라.

우리 언젠가 싸워

내게 보이던 고운 뺨의 반짝이던 눈물

우리 헛되이 버릴 수 없음에

이리 그리워 애가 탄다.

잠들지 말거라 깨어 있거라

먼데서 소쩍새가 우는구나.

우리 깨어 있는 동안

사월에는 진달래도 피고

오월에는 산철쭉도 피었잖니.

우리 사이 가로막은 이 어둠

잠들지 말고 바라보자.


아, 보이잖니

파란 하늘 화사한 햇살 아래

바람 살랑이는 저 푸른 논밭

화사한 풀꽃들에 나비 날지 않니.

(아, 너는 오랜만에 맨발이구나)

이제 머지않아 이 얇아져가는꿉꿉한 어둠 밀려가고

허물 벗어 빛나는 아침이 올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화창한 봄날 날잡아 대청소를 하고

그때는 우리 땅에 우리가 지은 농사

쌀값도 우리가 정하고

없는 살림살이라도

오손도손 단란하게 살며

밖으로도 떳떳하고 당당하자꾸나.

그날이 올 때까지 잠들지 말고

어둔 밤 깨어 있자꾸나, 어둠을 물리치며

싸우자꾸나, 아침이 올 때까지

손 내밀면 고운 두 뺨 만져질 때까지

그리하여 다리 쭉 뻗고 곤히 잠들 때까지.

네가 뒤척이는 이 밤

나라고 어찌 눕는 꼴로 잠들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