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나무 4

 

우산 없이 학교에 갔다 오다

소낙비 만난 여름날

네 그늘로 뛰어 들어

네 몸에 내 몸을 기대고 서서

비 피할 때

저 꼭대기 푸른 잎사귀에서

제일 아래 잎까지

후둑후둑 떨어지는 큰 물방울들을 맞으며


나는 왠지 서러웠다

뿌연 빗줄기

적막한 들판

오도 가도 못하고 서서 바라보는 먼 산

느닷없는 저 소낙비

나는 혼자

외로움에

나는 혼자 슬픔에

나는 혼자

까닭없는 서러움에 복받쳤다

외로웠다


네 푸른 몸 아래 혼자 서서

그 수많은 가지와

수많은 잎사귀로

나를 달래주어도

나는 달래지지 않는

그 무엇을, 서러움을 그때 얻었다

그랬었다 나무야

오늘은 나도 없이

너 홀로 들판 가득 비 맞는

푸르른 나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