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대하여

 

창밖에 펄펄 흩날리던 눈송이가

창문 안으로 슬쩍 들어와

아무도 모르게 녹아버린다

누구의 죽음이든 죽음은 그런 것이다

굳이 나의 함박눈을 위해 장례식을 할 필요는 없다

눈발이 그치고 다시 창가에 햇살이 비치면

그때 잠시 어머니를 생각하면 된다

나도 한때 정의보다는 어머니를 사랑했으므로

나도 한때 눈물을 깨끗이 지키기 위해

눈물을 흘렸으므로

나의 죽음을 위해 굳이 벗들을 불러모을 필요는 없다

나의 죽음이 너에게 위안이 된다면

너 이외에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던

나의 죽음이 너에게 기쁨이 된다면

눈이 오는 날

너의 창가에 잠시 앉았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