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똥

 

어느 봄날

울다가 잠에서 깨어나

홀연히 새들의 발자국을 뒤따라갔다

발자국은 바람 부는 골목을 지나

나뭇가지를 지나

지붕도 없는 둥지 안으로 이어졌다

나는 둥지 속에 새새끼처럼 몸을 틀고 들어앉아

해질 무렵

어미새가 돌아와 벌레를 먹여주면

한껏 입을 벌려 받아먹곤 했다

그리하여 봄이 지나고

가을이 지난 뒤

나는 사람이 먹는 쌀밥을 먹고도

새똥을 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