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악재

 

기다려라 간다

무악재를 넘는다

새벽 동냥을 떠나는 소년의 발자국소리를 따라

너를 찾으러

겨울밤 언덕 밖에 쫓기어 서서

울고 있는 너를 찾으러


간다

무악재를 넘는다

나는 너를 저버리지 않았으므로

나는 결코 그 누구도 저버릴 수 없으므로

분명히 너는 살아야 하고

나도 살아야 하므로

살아온 설움의 고요함을 깨뜨려야 하므로


기다려라 부디

기다림에 묻은 목마른 먼지를 털고

더 이상 우리들의 삶을 위하여

너는 이제 너 홀로 통곡하지 말아라

눈물은 기다림보다 멈출 수 없고

우리들은 눈물로 지탱할 수 없나니


기다려라 부디

흰 들녘 가지 끝에 눈송이로 휘날리는

너를 찾아서

간다

무악재를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