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 앞에서

 

아래로 떨어져 죽어도 좋다

떨어져 산산이 흩어져도 좋다

흩어져서 다시 만나 울어도 좋다

울다가 끝내 흘러 사라져도 좋다


끝끝내 흐르지 않는 폭포 앞에서

내가 사랑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내가 포기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나는 이제 증오마저 사랑스럽다

소리 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눈물 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머무를 때는 언제나 떠나도 좋고

떠날 때는 언제나 머물러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