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

 

나는 죽으면 첫눈 오는 날

겨울 하늘을 날다 지친 새들 앞에서

영혼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

하객들로 새들을 모셔놓고

어머니가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을 때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 여자와

영혼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

눈 속에 찬 매화는

아직 홀로 향기를 토하지 못하고

가섭은 부처님이 꽃을 들어도 미소짓지 않으나

내 언젠가 첫눈 오는 날

새들을 모시고 영혼결혼식을 올리면

여름날 소나기 한차례 지나간 뒤

부석사 앞마당에 핀 접시꽃 한 송이 꺽어

내 영혼을 축하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