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벌레

 

겨울밤 창밖에 눈은 내리는데

삶은 밤 속에 밤벌레 한 마리 죽어 있었다

죽은 태아처럼 슬프게 알몸을 구부리고

밤벌레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날부터 나는 삶은 밤은 먹지 않았다

누가 이 지구를 밤처럼 삶아 먹는다면

내가 한 마리 밤벌레처럼 죽을 것 같아서

등잔불을 올리고 밤에게 용서를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