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하늘에 무슨 슬픈 일이 저리 있어서

또 누구의 서러운 죽음 있어서

저리도 눈물마저 단단해져서

배추밭에 우박으로 쏟아지는가

나는 퍽퍽 구멍 뚫리는 배추잎이 되어

쏟아지는 우박마다 껴안고 나뒹군다

하늘에 계신 누님의 눈물 같아서

하늘에 계신 어머님의 눈물 같아서

온몸이 아프도록

온몸에 숭숭 구멍이 뚫리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