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서시

 

너의 어깨에 기대고 싶을 때

너의 어깨에 기대어 마음놓고 울어보고 싶을 때

너와 약속한 장소에 내가 먼저 도착해 창가에 앉았을 때

그 창가에 문득 햇살이 눈부실 때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뒤늦게 너의 편지에 번져 있는 눈물을 보았을 때

눈물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기어이 서울을 떠났을 때

새들이 톡톡 안개를 걷어내고 바다를 보여줄 때

장항에서 기차를 타고


가난한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갈참나무 한 그루가 기차처럼 흔들린다

산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인가

사랑한다는 것은 산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