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는 까닭 - 유안진(녹색평론 42호에 실린 시)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이 있고

들리지 않아도

소리내는 것이 있다.


땅바닥을 기는 쇠비름나물

매미를 꿈꾸는 땅 속 굼벵이

작은 웅뎅이도 우주로 알고 사는

물벼룩 장구벌레 소금쟁이 같은.


그것들이 떠받치는

이 지구 이 세상을

하늘은 오늘도 용서하신다.

사람 아닌 그들이 살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