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꽃들에게

 

연필이 없다면 난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시를 쓰리라


내게서 손가락이 사라진다면

입술로

바람에게 시를 쓰리라


입술마저
내게서 가버린다면 난

내 혼으로

허공에다 시를 쓰리라


내 혼이 어느날 떠나간다면

아, 그런 일은 없으리라

난 아직 살아 있으니까